출장용접 古조리서 ‘수운잡방’ ‘음식디미방’···유네스코 아·태기록유산 후보 올라
작성자행복인
- 등록일 25-09-17
- 조회0회
- 이름행복인
본문
경북도는 국가유산청·안동시·한국국학진흥원과 함께 두 고 조리서가 아·태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등재소위원회 신청서 사전심사에 대비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수운잡방은 안동 광산 김씨 문중에서 전해오는 조리서다. 유학자 김유(1491∼1555)와 그의 손자 김령(1577∼1641)이 저술한 한문 필사본 형태다. 조리서로는 유일하게 2021년 보물로 지정됐다.
책에는 전통 조리법과 저장법, 술을 빚는 방법 등 122개의 항목을 담고 있다. 조선 초·중기 관련 용어 등도 상세히 남아있다. 민간에서 쓰인 최초의 조리서라는 점에서 연구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음식디미방은 1670년경 집필된 것으로 추정된다. 재령 이씨 석계 이시명(1590∼1674)의 부인인 장계향(1670년대)이 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순한글 조리서다. 여성이 지식의 전승에 기여했음을 보여주는 기록물이기도 하다.
각종 요리 조리법과 술 만드는 방법, 저장법, 발효법 등이 정리된 이 책에는 146개 항목의 조리법이 담겨있다. 특히 면병류(밀가루 음식과 떡 종류)·어육류·주국방문(주류)·식초 담그는 법 등 4개 영역으로 나눠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조리서들은 조선 16~17세기 후반 경북 북부지역의 식생활과 음식문화, 그리고 성리학 지식 및 실용적 지식체계를 보여주는 기록유산으로 꼽힌다. 증류주 1종, 발효주 5종, 음식 1종 등 두 조리서에만 나타나는 조리법은 지식이 특정 계보를 통해 전승됐음을 알 수 있다. 또 남성과 여성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희귀한 사례로 가계를 통한 지식 전승과 공동체 기반 기록 문화의 가치를 보여준다.
등재 여부는 내년 6월 개최 예정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MOWCAP) 총회에서 결정된다. 우리나라는 ‘한국의 편액’ ‘만인의 청원 만인소’ ‘조선왕조 궁중현판’ ‘삼국유사’ ‘내방가사’ ‘태안 유류 피해 극복 기록물’ 등 6건을 보유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우리 전통 음식 문화의 정수인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이 아태기록유산 국내 후보로 선정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번 성과를 계기로 전통 음식을 계승·발전시키고 지역 특유의 색깔 있는 음식 브랜드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해외 청년을 대상으로 한 북한인권 교육 온라인 강의의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업은 전임 정부에서 추진한 것이다. 통일부는 올해도 강의 제작 예산을 반영했지만 집행하지 않고 있고, 내년 예산에서는 제외했다.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6월 통일부가 유튜브 채널 ‘NKGYL 북글영’에 올린 9개 강의의 평균 조회 수는 55회(8월 말 기준)로 집계됐다. 채널 구독자도 58명에 불과했다. ‘북글영’은 ‘북한인권·안보 글로벌 영리더십 프로그램’의 줄임말이다. 이는 통일부가 해외 청년을 대상으로 북한인권 문제의 공감대를 높이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한 사업이다. 강의 내용에는 북한 인권 실태 등이 담겼다. 강사비, 영상 제작비 등 총 4740만원이 소요됐다.
통일부는 애초 온라인 강의를 모두 시청한 뒤 수강확인 평가(퀴즈)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하면 통일부 장관 명의 수료증도 발급할 계획을 세웠다. 또 강의를 이수한 외국인 중 10~20명을 선발해 현장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평가에 참여한 인원은 등록자 40명 가운데 12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인증서 발급과 현장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참여 실적 미비 등을 이유로 인증서 발급 및 오프라인 현장 프로그램의 운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를 대체할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올해에도 온라인 강의 제작에 필요한 예산 1억7000만원을 배정했지만 집행하지는 않았다. 통일부는 추가 강의 제작을 진행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향후 예산 집행 방안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내년도 예산에도 해당 사업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적 저조와 북한인권 문제를 외교적 공세 수단으로 사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 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사업은 초기부터 논란이 있었다. 통일부가 지난 2월28일 유튜브 채널에 처음 게시한 이정훈 북한인권증진위원장의 강의 내용에는 ‘남한 드라마 시청 중학생 공개 처형’ 사례가 담겼다. 그러나 통일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해당 내용을 두고 진위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를 근거로 홍기원 의원실이 문제를 제기하자 해당 내용을 삭제한 뒤 다시 올렸다.
홍기원 의원은 이번 사업이 보여준 실적은 정확한 수요 분석 없이 가치·이념에만 매몰돼 추진한 사업의 결과가 어떤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통일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사업의 기획 단계부터 실제 수요 파악 등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간경향] 잘나가는 K팝 여자 아이돌 그룹이 알고 보니 악마를 잡는 ‘데몬 헌터’다. K팝 슈퍼스타 루미, 미라, 조이는 공연이 없을 때면 비밀 능력을 이용해 팬들을 초자연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한다. 재미있지만, B급 장르 영화에서나 보던 상상력이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지닌 다른 점이라면 영화를 서포트하는 강력한 글로벌 K팝 팬덤의 존재다. <케데헌>의 초기 흥행엔 영화 속 ‘사자보이즈’가 모티브로 삼은 BTS의 팬클럽 ‘아미’를 비롯한 K팝 팬덤이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케데헌>은 지난 8월 27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서 2021년 공개된 <레드 노티스>를 제치고 누적 뷰 수 1위를 차지했다.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9월 11일 현재 <케데헌>의 뷰 수는 2억9150만회로, 2위 <레드 노티스>의 2억3090만회를 따돌리고 앞서가고 있다.
충무로에 흔한 속설로 ‘흥행은 귀신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한국 영화 기획자 김익상 서일대 영화방송공연예술학과 교수의 말이다. ‘흥행 가능한 패키지를 밀어붙여 흥행이 성공하는 경우’는 있지만, 제작진이나 영화를 연출한 매기 강, 피처링한 트와이스 멤버들도 이렇게까지 성공할 것은 예상 못 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케데헌>의 글로벌 성공 후 나오는 질문이 있다. ‘왜 <케데헌>은 한국에서 나오지 않았는가?’라는 물음이다. 영화 제작 당시 매기 강 감독은 소니 직원이었다. 그 전 감독의 직장은 드림웍스와 워너 애니메이션이었다.
유튜브에 공개된 제작 비화 인터뷰에 따르면, 처음에는 K팝이 없었다. 데몬 헌터라는 소재만 있었다. 감독은 한국의 ‘데몬’(저승사자·물귀신·도깨비 등) 캐릭터 디자인이 멋있다고 생각해 ‘데몬 헌터’를 구상했고, 그렇다면 이 사냥꾼들이 자신들의 본업을 숨기는 직업을 뭐로 할까 고민하다 떠오른 게 ‘K팝’ 가수였다고 한다.
소니는 한국문화를 배경으로 한 아시아 배우들로 채워진 이 기획안을 거절했다. 제안을 수락한 것이 넷플릭스다. 이 아이디어를 구상·발전시킨 것이 매기 강을 비롯한 소니팀이었기 때문에 소니팀은 넷플릭스에서 그대로 작업하게 된다.
영화의 지적재산권(IP)과 관련한 소니와 넷플릭스 사이의 정확한 세부 계약 내용은 알 수 없다. 다만 ‘포브스’ 등의 분트 보도에 따르면 소니는 약 1억달러에 <케데헌>을 제작한 후 넷플릭스에 방영권뿐 아니라 판권을 넘겼다고 한다.
피상적으로 보면 소니가 <케데헌>을 놔버린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속편 제작도 소니가 결정한다. 소니가 삼성에 밀려 망했다고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부분에서는 엄청난 글로벌 강자다. 제작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기획 단계에서 한국계 아티스트들을 자기네 제작 영역과 묶어서 가장 한국적인 아이템을 개발해 놨다는 것 자체가 소니가 글로벌 IP 회사 강자이니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박인하 서울 웹툰 아카데미(SWA) 이사장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IP 강자로 소니의 ‘행보’는 여전히 야심차다.
지난해 5월 일본 4대 만화 플랫폼 중 하나인 ‘메챠코믹’을 인수했다. 우리는 소니를 하드웨어 업체라 생각하지만 IP 분야 쪽에서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까지 보유한 IP 콘텐츠 강자다. 자금력이 출중하고 상당한 소프트파워를 가진 회사인 데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제작력도 있는데 메챠코믹까지 갖게 됐으니 웹툰 쪽에도 막대한 콘텐츠를 보유하게 된 셈이다.
소니와 넷플릭스가 어떻게 계약을 맺었든 IP는 그들이 갖고 있으니 흥행에 성공한들 ‘그들만의 잔치’ 아니냐는 비관론이 있다. 반면 <케데헌> 인기가 관광이나 소비재 상품 인기로 이어지면서 흥행의 긍정적 효과가 만만치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여전히 앞서 질문은 남는다. <케데헌> 같은 작품이 한국에서도 나올 수 있을까. 만약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가 없었다면 성공할 수 있을까. 다섯 살 때 캐나다로 건너간 매기 강 감독이 만약 한국에 머물렀다면 <케데헌> 같은 작품을 만들어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국이었다면 40대 중반까지 애니메이션 작가로 그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장이 없다. 시장에 걸맞게 사람이 크는 것인데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는데 그와 관련한 뛰어난 사람이 있을 거라고 가정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미디어연구소 C&X 대표를 맡고 있는 조영신 박사의 말이다. 최근 그는 넷플릭스가 한국의 문화산업을 일으킨 지각변동을 분석한 책 <애프터 넷플릭스>를 펴냈다. 조 박사에 따르면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넷플릭스가 한국에 상륙한 2016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는 K팝뿐 아니라 다른 K콘텐츠, 예컨대 드라마나 영상물도 글로벌 시장에서 잘나가고 있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착시에서 비롯된 주장이라고 말한다.
하도 한류, 한류 하니까 우리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다고 생각하고 착시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냉정히 말해서 한국산 콘텐츠는 여전히 아시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근거 중 하나가 대표적인 글로벌 OTT 콘텐츠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류가 잘나가고 있다는 분들에게 내가 묻는 게 이것이다. 만약 우리 콘텐츠가 북미에서 영어권 콘텐츠만큼 힘을 가진다면 그들이 투자를 더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 투자를 안 늘리는데 왜 자꾸 우리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엄청난 위상을 차지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그는 <케데헌>이 세상에 나온 것은 2025년이지만 기획된 시점인 7~8년 전의 상황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케데헌>이 처음 기획된 것이 5~7년 전이다. 한국 콘텐츠가 뭔가 신기하고 신선한데? 라는 분위기가 할리우드에 있었다. <케데헌>과 비슷한 기획과정을 거쳐 이번에 나온 것이 아마존 프라임의 <버터플라이>, 애플TV의 <케이팝드(KPOPPED)>였다. 결과는 신통치 않다. 매기 강이 만든 것만 유일하게 터진 것이다. 영상 제작이라는 것이 일종의 트렌드물이라 동시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한 것이 나온다. 타임슬립이 유행하면 타임슬립물이 자꾸 나오는 것처럼 지난 5~6년 사이에 한국 콘텐츠가 좀 힙하고 새롭다고 생각하고 그 시기에 만든 것이 지금 쏟아져 나온 거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러면 이후에도 계속해서 한국 것을 갖고 만드는 유행이 지속할까. 나는 아니라는 쪽이다.
<넥스트 한류> 저자 고삼석 동국대 AI 융합대학 석좌교수는 한국의 콘텐츠가 글로벌에선 인기 절정이지만 국내 콘텐츠 산업만 들여다보면 다 힘들다고 한다. 그 이유는 국내의 메이저 사업자들이 악순환 구조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할 때 ‘종속론’을 처음 제기했다. 그때만 해도 내 주장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었다. 기존 지상파 계열의 프로덕션들이 넷플릭스의 자본과 글로벌 유통망에 의존하면 콘텐츠 제작에 따른 투자나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을 거라고 봐서 대거 넷플릭스에 몰렸다. 그런데 현장에서 보니 너무 쏠렸다. 넷플릭스에 종속된다는 것은 콘텐츠 산업의 핵심인 자본과 제작 스태프, 역량, 감독, 작가들의 기초체력이 고갈되고 혁신역량을 발휘할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류가 정상에 도달했고,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피크 한류론’은 맞지 않는 이야기지만, 한국의 문화생태계에 나타나는 구조적 문제가 많다. 그래서 국내 콘텐츠 산업 위기론과 한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데헌>의 성공이 앞으로 K콘텐츠 산업의 부흥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한창완 세종대 교수(만화 애니메이션 테크 전공·언론학 박사)는 긍정적이다. 그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옛날 것도 공존하고 개발 안 된 골목도 있다. 또 한편으로 완벽하게 첨단도시도 있고, 그 안에 IT 문화가 일상화된 한국에 대한 판타지를 심어줬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지금까지는 가능성이 없어 보였던 틈새시장을 넘어 글로벌을 겨냥한 새로운 기획이 나올 기반을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했다.
확실한 것은 K팝을 중심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판타지 붐이 전 세계적으로 있다는 것이다. <영웅본색>을 보면서 사람들이 가졌던 홍콩에 대한 판타지와 비슷하다. 우리가 가보지 않았지만 홍콩 도로와 뒷골목, 식당과 같은 공간에 대한 판타지를 한동안 가졌던 것처럼 전 세계의 10대와 2030이 남산과 서울 명동, 부산에 대한 판타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배경이 글로벌한 히트 소재가 될 수 있다.
한국 영화 기획자 김익상 교수는 한류 위기론이나 지속가능성에 대한 회의는 기우라고 덧붙였다. 어린 시절부터 미국 문화를 최고로 생각해온 자신 같은 기성세대와 BTS가 빌보드차트 1위를 하고 <케데헌>이 넷플릭스 누적 조회 1위 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10·20대와는 ‘한류’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세대차가 있으리라는 것이다.
1960~1970년대 청소년 시기를 보낸 사람에게 미국 콘텐츠는 최상위 콘텐츠였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초등학생이나 전 세계 10대와 20대에겐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정상에 있는 상황이 당연하다. 어찌 보면 한류 위기론을 거론하고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전망은 나 같은 기성세대의 기우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젊은 세대, 어렸을 때 <케데헌>이나 K팝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한류 열풍이 지나가는 붐이 아니라 앞으로 몇십 년간 지속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