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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전문변호사 의사이자 문화인류학자인 김관욱은 최근작 <몸, 살아내고 말하고 저항하는 몸들의 인류학>에서 인간의 몸이 발명해낸 질환으로 체념증후군(resignation syndrome)을 소개한다. 이 증상은 몸이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극복하려 하기보다 고통을 감수하려는 현상을 말한다.증상 중 하나가 수면인데, 무려 5년 동안 잠을 자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언제 깨어날까. 죽지 않고 영원히 잠든다면? 아니, 수면이 유일한 자기 보호 조치라면 깨어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한 무리의 소녀들이 어느 날부터인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흔들고 꼬집는 등 어떤 힘을 가해도 움직임이 없다. 찬 얼음을 몸에 대도 소용이 없고 그 어떤 통증에도 심장 박동 수가 올라가지 않는다. 꾀를 쓴다고 해도 자율신경계의 반응까지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식물인간’ 상태인가? 그것도 아니었다. 뇌파 검사 등 모든 정밀 검사에서 소녀들은 완벽하게 ...